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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학습/한국어

Let's Learn Korean 06: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by 나의달님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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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중이에요.

 

여러분은 사랑니를 뽑아본 적이 있나요? 사랑니는 영어로 wisdom tooth에 해당합니다. 사랑니는 입속 깊숙한 곳에서 나기 때문에 칫솔이 잘 닿지 않아 관리가 워낙 어렵기도 하고, 곧게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흔히 발치를 고려하는 치아입니다. 그런데 사랑니를 빼는 과정에서, 그리고 뺀 후에 느끼는 통증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골칫덩이에 어째서 ‘사랑니’라는 예쁘고 귀여운 이름이 붙었는지를 생각하며 분개(?)하곤 합니다. 사랑니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파악이 힘들지만, 흔히 한국 사람들은 이 이름을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합니다: 첫째, 사랑니는 다른 모든 치아가 난 뒤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나이에 나게 되는 치아이다. 둘째, 사랑니가 날 때 우리는 좀처럼 잘 이뤄지지 않는 첫사랑처럼 큰 아픔을 경험한다.

 

사진1

 

어느 날 양치를 하다가 문득 위에 사랑니가 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순간 몸이 굳었습니다. 예전에 사랑니를 빼고 이주일 동안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문제를 외면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고통이라면 빨리 겪고 끝내버려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지난 토요일 사랑니를 빼러 치과에 갔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 아직 사랑니가 다 나지 않았으니 나중에 뽑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 대신 충치를 발견했으니 서둘러 치료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이셨죠. 결국 당일에는 스케일링만 하고 충치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그날 밤 집에서는 평소보다 열심히 양치질을 했습니다. “엄마, 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중이야~”라고 말하자 엄마는 “늦게라도 외양간을 고친다면 그걸로 좋은 거지”라고 답했습니다. 이후에 충치 치료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사진2

 

흔히 사람들은 평소에는 큰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일이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주기에 적절한 속담입니다. 여기서 외양간은 소나 말을 기르는 곳을 일컫습니다. 이 속담은 한 게으른 농부가 보수가 필요한 외양간 고치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소가 도망가 텅 빈 외양간을 보고 후회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농부는 외양간을 뒤늦게나마 손보았지만 이미 소는 도망가 버렸기에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이 말은 잘못된 일을 뒤늦게 바로잡으려 해야 헛수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는 치아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가 어느 날 치통을 느끼면 갑자기 더 열심히 양치를 하고 치실을 쓰는 모습이 딱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죠. ^^;

우리 사회에도 보수가 필요한 외양간이 참 많이 있습니다. 제가 그중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환경문제입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비롯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의 양을 보고 있자면 참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정말 고질적인 문제이지요. 우리가 매일같이 누리는 편리함, 이에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아주 무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모두가 좀 더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를 소망합니다. 잃어버린 소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하며 견뎌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쳤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환경을 위해 평소 노력하시는 게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알려주시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플라스틱 컵이나 종이컵을 쓰지 않기 위해 매일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커피와 물을 마신답니다. 모두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

 

사진2 출처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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