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을 먼저 확인해주세요: 애드거 앨런 포 단편, 고자질하는 심장 / Edgar Allan Poe - The Tell-Tale Heart (tistory.com)
1. 애드거 앨런 포 단편, 고자질하는 심장(The Tell-Tale Heart) 분석 2
오늘의 글은 조금 가볍게 생각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조금 무리해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
✿ 미국 르네상스와 포의 “The Tell-Tale Heart”
생전 조국인 미국에서보다 프랑스에서 더 인정받았던 작가 포에 대해서 영국의 소설가 D.H. 로렌스는『미국 고전문학 연구』라는 비평서에서 “포가 끊임없이 탐색하고 기록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인의 낡은 의식의 해체 과정과 새로운 의식의 형성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붕괴”, “해체”, “소멸”되는 것은 전적으로 부정적인 것이라 해석하기 힘들 것이다. 오래된 것이 사라지면 그 자리엔 새로운 것이 다시금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써보았어요. 이거랑 연관이 될 수 있을진 모르지만..)
✿ The Old Man & the evil I
작품에서 독자들이 the old man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 아마 가장 분명한 것은 I와 the old man이 한집에서 같이 산다는 사실. 몇몇 비평가들은 "the Evil Eye"를 “the evil I"와 동일시한다. 즉 ”the Evil I"는 비뚤어진 시각으로 하여금 노인에게서 “the evil eye"를 찾아내고, 그렇기에 기실 ”the evil eye"를 가진 사람은 바로 화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I가 죽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더블, 즉 분신이다. 노인의 눈과 I의 악한 자아 간의 밀접한 연관성, 아니 노인과 I를 동일시할 수 있는 근거는 이러한 문자적 단서뿐만 아니라, the old man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느끼는 공포감과 무력감에 마치 그것을 자신이 경험하는 것 인양 완벽한 공감을 할 수 있었던 I의 모습, 자신의 고조되는 심장박동수 안에서 죽은 노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게 되는 I의 망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보면 노인의 눈알은 남근을 상징하고, 그렇기에 눈이 먼다는 것(blindness)는 거세와 연관 지을 수 있다. 프로이트는 “The Uncanny"(1919)에서 눈을 잃을 수 있는 두려움을 거세 불안과 연관시킨 바 있다.
"The Tell-Tale Heart"에서 노인의 evil eye는 “아버지”의 시선에서 더 나아가 라깡의 남근을 상징하기도 한다. 즉 노인의 차가운 시선은 I에게 오이디푸스적 아버지의 강압적인 감시와 금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그 시선 앞에서 I는 한 명의 무력한 아이가 된다. I는 노인의 눈을 볼 때마다 체내의 피가 얼어붙는 듯하고, 뼛속 골수가 서늘해질 정도의 공포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I는 오이디푸스적 아버지, 즉 이 작품에서는 노인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그 고통과 감시의 시선으로부터 해방코자 시도하는 것이다.
✿ Gazing and Being Gazed upon (Eye-gaze Hierarchy)
성별을 불문하고 누군가를 응시하는 것은 그 시선의 대상이 되는 이에게 상당한 위협감을 줄 수 있다. 스토리 내에서 노인은 I를 응시함으로써 그를 하나의 주체에서 하나의 객체로 전락시킨다. 낮에 노인은 그 특유의 창백하고 푸른 눈 그리고 그 위의 옅은 막 모든 것이 어우러져 I에게 굉장한 공포감을 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눈이 감기더라도 I는 눈이 주는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노인이 눈을 감는다는 것은 자신의 살인의 동기가 부재되어 계획한 바를 실행에 옮길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노인의 눈은 어떤 상황에서든 I를 무력화시킨다. 7일간 낮시간 동안 노인의 시선의 대상이 되었던 I는 밤이 되면 시선의 위계를, 불편했던 그 상황을 전복시킨다. 철저한 관찰자의 시각으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노인이라는 타자를 시선의 대상으로 하락시키고 형용할 수 없는 만족감을 얻는다. 더 나아가 노인을 살해하고 자신은 오이디푸스적 아버지의 감시하는 시선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만끽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I는 자신이 아버지의 시선에서 해방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데, 이번에 그 시선은 경관들의 징벌과 의심의 시선의 형태로 나타난다. 즉 그는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그러한 좌절감은 이내 경관들이 자신의 범행의 전모를 모두 알고 있고,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이 그들에게 감시당해왔다는 착각으로 이어지게 된다. 좌절감에서 비롯된 그러한 착각은 I의 일관성 없는 행동들과 광기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참고)
1. 거세 불안: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118686&cid=41991&categoryId=41991
거세 불안은 정신분석 이론에서 제안하는 심리성적 발달 단계의 남근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아동이 자신의 생식기에 대해 느끼는 불안이다. 남아는 아버지에 의해 자신의 생식기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고 어머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버지를 닮아 가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경험한다. 여아는 자신에게 남성의 생식기가 없음을 인식하고 아버지의 생식기를 선망하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경험하면서, 아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머니와 경쟁하려 하지만 이내 어머니를 대신할 수 없음을 알고 어머니의 행동을 닮아 가고자 한다. 아동은 이 시기를 거치면서 성에 대한 태도가 발달하며, 극복하는 방법에 따라 이후 성욕 조절, 대인관계, 개인의 적응력에 대한 태도가 결정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거세 불안 [castration anxiety]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2.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http://sweetstar111.blog.me/130045623576
애드거 엘런 포의 단편 <고자질하는 심장>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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